질낮은 초밥집과의 비교를 거부한다. 홍대 스시겐. 일상


        여자친구도 나도 초밥을 아주 좋아한다. 얼마 전에 아는 형님의 추천을 받아 강남역 근처의 동해도에서 초밥을 먹었는데 그럭저럭 맛있긴 했지만 역시 어딘지 부족한 맛이었다. 동해도는 1인 18700원에 40분 시간 제한을 두고 마음껏 초밥을 먹을수 있는 뷔페 시스템. 사실 뷔페식 초밥집에서 높은 품질을 기대하기란 욕심일런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이미 들어온 가게라 일단 배터지게 열심히 먹긴 했다. 나 혼자 20접시 이상 먹었던 것 같으니 ... 나중에 자리에서 나와서는 배가 불러서 숨 쉬기조차 힘들었는데, 너무 전투적으로 먹었던지라 맛에 대한 감흥은 그다지 느낄 수 없었다. 고등어 초밥이 조금 괜찮았던 정도.

        여자친구와의 1주년 기념으로 벼르고 별러 홍대 스시겐을 갔던 일이 생각이 나서 포스팅 해 본다. 스시겐은 사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홍대의 숨겨진 맛집. 꽃초밥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치라시즈시가 가게의 히트상품이고, 단품 초밥, 특 초밥 세트, 오야코동을 비롯한 식사 메뉴도 충실하다. 다만 가격대가 좀 높다는 것이 걸리는 부분. 그러나 음식의 높은 품질과 친절한 서비스는 어느 정도 가격대를 납득하게 만든다.

        오늘의 주인공 특초밥 되시겠다. 사진 보니까 또 먹고싶다 ...

        원래 스시겐은 린나이 건물 지하 1층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대략 1년 반쯤 전에 린나이 건물 1층에도 확장하여 가게를 냈다. 점원에게 물어보니 지하 쪽도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다는 듯. 지하의 스시겐이 전통 스시바의 인테리어 느낌이라면 1층은 훨씬 모던한 느낌이다. 스시 카페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음악도 잔잔한 재즈 위주의 선곡이었고 가게 안의 스테이지에서 종종 실제 공연을 하기도 한다. 이 날 찾았던 것은 1층의 스시겐 카페 쪽. 메뉴 구성은 동일하다. 특 초밥 2인분과 튀김 하나를 세트로 주문했다.

         향긋한 유자 향기가 감도는 샐러드. 너무 신 감이 없잖아 있지만 식욕을 돋우기엔 무리가 없었다.

        연두부에 가츠오부시 소스를 끼얹고 포를 뿌려 마무리한 에피타이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한다.

            이쪽은 이 가게의 주력상품 꽃초밥(특). 우리는 정통 초밥 코스를 원했기 때문에 이 날은 두사람 모두 일반 특 초밥을 먹기로 했다.

            드디어 등장하신 특 초밥 1인분의 위용. 생선들의 때깔이 아름답다. 탱탱하게 물이 오른 살들, 적당한 크기로 쥐어진 밥알, 큼지막한 크기로 먹기좋게 올라간 재료들 ... 군침이 절로 넘어간다.


         젓가랏질 고고씽!

        다른 초밥들 한 가운데서 위용을 뽐내고 계신 최종보스 대뱃살 (..) 

        이 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일단 기름기가 적은 다른 초밥들부터 차근차근 맛 봐야 한다.


        일단 흰살생선들부터 적절히 처리하기 시작 ...

        이건 사바 ... 고등어였던가 ... 기억이 가물가물 ... 그리고 이 뒤로는 한 점 한 점 사진 찍기를 그만두었다. 오로지 맛에 집중하기 위해서. 그 정도로 맛있었다. 모든 재료들의 맛이 선명하고 신선하게 느껴지는 ... 그토록 냄새가 신선하고 모양이 온전한 성게알 초밥을 먹은 것도, 그토록 달콤하면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생 새우 초밥을 먹은 것도 처음이었다. 일본에서 먹었던 초밥들보다 훨씬 맛있었던것 같다.

        가자미 튀김과 새우, 야채 튀김. 튀김의 익힘 상태도 아주 좋았고 기름도 산뜻한 맛이 났다. 가자미도 간이 잘 되어 맛있었다.

        입가심으로 나온 송이 국물요리. 송이버섯 향기가 그윽하게 베어든 국물맛이 일품. 후식으로 녹차 아이스크림도 나왔지만 이 쪽은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다.

        
        꽤 높은 가격대를 자랑하는 음식점이지만, 애초에 초밥 자체가 그리 싼 음식은 아니다. 이왕 초밥을 먹기로 결정했으면 동해도 두 번 갈 돈을 모아서 스시겐에서 맛있는 초밥을 먹겠다는 결심을 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아껴서 맛본 대뱃살의 맛은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 따로 돈을 내고 한 점씩 더 먹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을 정도 ... 한 점에 8,000 원이었던가.

        다소 높은 가격대지만, 접근성 높은 지역에 위치한 제대로된 초밥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가게다. 홍대 스시겐.


남의 돈으로 공부하기 일상



        중고교 시절에 부모님께서는 종종 내게 '대학 학비는 알아서 해결하라'는 요지의 말씀을 하곤 하셨다. 그러나 정작 나는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내가 장학금을 탈만한 인물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태생적으로 꾸준하고 성실한 노력을 싫어하고 반짝 아이디어와 눈치, 잔머리로 승부를 보는 공부 스타일을 가진데다 막상 입학한 대학은 생각보다 학점 따기 만만치 않은 곳이었다.

        그랬던 나도 전공은 받아야 했던 탓에 1학년 3학기때는 조금 열심히 공부를 했다. 그 때 받은 학점이 3.64 였는데 우리 학교 학점은 4.3 만점으로 대략 평균 A-에 조금 못 미치는 학점이었다. 장학금을 신청할만한 수준의 학점은 아니었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가계곤란 장학금을 신청했는데 이게 덜컥 반액 장학금으로 돌아왔다. 덕분에 경영학과 전공을 배정받은 첫 학기는 150만원정도만 내고 기분 좋게 학교를 다녔던 기억이 난다.

        물론 가계 곤란 장학금은 전적으로 실력순으로 배정되는 학업 성적 우수 장학금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돈은 같은 돈이었다. 가계 곤란 장학금을 신청하는 학생들의 경우 경제사정 수준이 엇 비슷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학점이 높은 쪽을 우대하기에 완전히 내 실력이 아니라고 보기도 힘들었다. 나는 한 학기동안 열심히 공부했고, 면접에 성실히 응했으며, 자기소개서를 비롯한 서류를 최선을 다해서 작성했다. 어쨌거나 나는 어느 정도 내 힘으로 1,284,000 원의 학비를 벌 수 있었던 것이다.

        난 일종의 희열을 느꼈다. 학비는 물가에 맞춰 오르기만 하고, 집안 사정은 넉넉하지 않은 상황. 장학금을 지원받고 경제적 부담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교를 다닌다는 사실은 얼마나 달콤한가. 소수의 교수들의 질 낮은 강의와 부족한 학생 복지를 질타할 마음마저 저절로 수그러드는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부모님의 피같은 돈 2,546,000원을 내고 학교를 다녔던 2학년 1학기 때보다 반 액의 장학금을 지원받았던 2학기 때 더 열심히 공부했다. 배정받은 전공수업 4개를 한꺼번에 들어야 했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은 학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내 돈 쓰면서 다닐 때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게 맞는데, 어쩐지 2학기가 되자 더 열심히 하고 싶었다. 이왕 싼 값으로 학교를 다니는 만큼, 싸게 다니면서 더 많이 효율적으로 배우고, 또 좋은 학점을 기록해두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다. 결과적으로 나는 2학기때 3.66을 받았는데, 1학기 때 15학점을 수강했던 것에 비해 18학점을 수강하고 그 중 12학점을 전공4과목으로 수강하면서 딴 학점이었던지라 내게는 0.02점 이상의 상승폭으로 다가왔다. 솔직히 기뻤던것 같다.

        군대를 전역한 뒤 학교로 복학하면서, 난 당연히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물색했다. 비록 한 학기 뿐이긴 했지만 장학금의 달콤함을 맛본 뒤, 쌩 돈을 들여서 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무언가 뒷 맛이 찝찝했다. 그런데 어떤 인연이 닿은 것인지, 나는 군 제대와 동시에 전공 학과측이 주도한 학생 홍보대사기구 창단 멤버 모집에 응하게 되었고, 그렇게 모교의 경영학과 홍보대사 1기 멤버 5명 중 한 명으로 선발되게 되었다. 이 기구는 학생 자치조직의 성격과 함께 경영학과의 산하조직으로서의 성격도 함께 지니고 있었는데, 이런 저런 경영학과의 공식 홍보 프로젝트 및 행사들에 참여하고 업무를 도우면서 자연스럽게 경영학과의 교직원분들이나 부학장, 학장님을 비롯한 교수님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교직원분들은 경영학과 사무실에서 근무하시는 분들로, 처음으로 발족한 경영학과 홍보대사 5명의 활동에 언제나 물심양면으로 관심과 격려와 지원을 해 주셨다. 경영학과 사무실은 수강신청 시즌이나 장학금 서류, 학적이나 전공승인 관련 문제 등으로 경영학과 학생들이라면 종종 찾게 되는 곳인데, 교직원분들과 친분이 쌓이면 좋은 점이 많았다. 학제나 커리큘럼, 각종 경영학과의 행사들에 관해서 궁금한점이 생길 때 부담없이 여쭤볼 수도 있었고, 무엇보다 장학금 서류를 낼 때 얼굴 도장 한번이라도 더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 

        복학과 함께 가계 곤란 장학금 서류를 제출했지만, 학점이 모자랐던 탓인지 아니면 내가 군 복무를 하는 사이 집안 사정이 좋아진 것인지 내 이름은 최종 결정된 장학금 수혜자 명단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한 번 반액 장학금을 받았기 때문에, 학점도 더 좋아졌겠다 이번에도 반액 정도는 노려볼만 하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기대가 산산히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경영학과 사무실 데스크에서 이 사실을 확인하고는 진이 빠져 한동안 멍하니 낙담하고 있었다. 그러자니 평소 홍보대사를 잘 챙겨주셨던 과장님께서 다가와 무슨 일이냐고 말씀을 건네셨다. 이만저만하다고 사정을 설명드렸더니, 마침 외부 장학금 모집이 들어왔는데 거기에 응해보는게 어떻겠냐는 말씀을 해 주셨다. 외부장학금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나로서는 그 제안이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가질지 당시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 외부 장학금은 한국유리 육영회에서 지급되고있는 장학금으로,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단정한 장래가 촉망되는 경영학과 학생 1인을 각교 경영학과 학장으로부터 추천 받아 4학년 2학기까지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한 마디로 대박이었다. 나는 즉시 서류 작성에 몰두했다. 어쩐지 예감이 좋았고, 좋은 예감은 적중했다. 나는 그렇게 4학년 1학기를 휴학하기까지 3학년 1학기와 2학기 등록금 총 6,895,000원을 지원받으며 공짜로 학교를 다녔다. 2학년 2학기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음은 물론이다. 학점은 각각 4.01과 3.84를 기록했고, 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3학년 과정을 마치고 휴학에 돌입했다.

        휴학을 하지 않고 계속 학교를 다녔다면 졸업때까지 장학금을 지원받을수 있었겠지만, 교환학생 어학 준비 때문에 학기가 엇갈리는 바람에 휴학을 하지 않고서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년치 장학금은 물가 상승을 고려할 때 대략 700만원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적지 않은 돈이었지만, 이 돈 때문에 교환학생의 꿈을 포기하기는 싫었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휴학을 결정했다.

        그렇게 교환학생 준비를 하며 어학공부를 계속하는 도중, 우리 종가인 제주 高氏 문중 장학회에서 문중 회원의 자녀들을 위한 장학 프로그램이 있다는 정보를 아버지를 통해 입수할 수 있었다. 휴학중인 학생은 장학금 수혜가 힘들다는 사무국장님의 말씀이 있긴 했지만 곧 복학을 앞두고 있는데다 성적도 나쁜 편이 아니었던지라 열심히 부탁을 드린 결과 일단 서류를 갖춰 오라는 답을 받을 수 있었다. 행운이 따랐던 것인지, 서류 접수로부터 3개월 정도 지난 뒤에, 나는 장학금 수혜 대상자로 선정되었으니 종친 행사에 참석해 수령하라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참석한 종친 행사에서 나는 다른 장학생들과 함께 장학금 2,000,000 원을 수여받았다.

        그리고 어제. 그 동안 기다려왔던 제 5기 미래에셋 글로벌 교환학생 장학금의 1차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나는 내 이름을 면접자 명단에서 발견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금액이 금액인 만큼 갖춰야 했던 서류도 많았고 분량도 방대했다. 일단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학생들이 지원하는 장학금이라 경쟁자들의 수준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어 사실 서류 합격조차 반신 반의 상태였다. 어쨌건 일단 서류는 통과했으니 토요일에 있을 면접을 잘 준비해야겠다. 미래에셋 교환학생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한 학기 등록금 300만, 왕복 항공료 160만, 체재비 월 40만씩 넉 달 분 160, 도합 620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1차 서류심사 통과자는 총 422명. 최종적으로 300명 정도가 선발될것으로 예상되는데 1.4 : 1 정도면 해 볼 만한 경쟁률이 아닌가. 장학금 수혜를 받지 못하면 해외에서 다소 힘든 생활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심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열심히 해야지.

        대학에 입학한 뒤 현재까지의 총 장학금 수령액이 1000만원을 살짝 넘었다. 이공계 우수 장학금이나 우선 선발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는 주위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에 비하면 아주 큰 액수는 아니지만, 스스로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자긍심을 갖기엔 충분한 액수가 아닌가 싶다. 사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주위를 둘러보면 어디에나 남의 돈으로 공부하고 여행하고 읽고 보고 먹고 마실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그런 좋은 기회는 먼저 포착하는 사람이 임자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MB식 언플의 정석, 박정희 혈서 드립

이미지 출처 : 구글


        뜬금없이 박정희 혈서 드립. 거의 모든 언론이 일제히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건 어디 처박혀있다가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뉴스냐. 박통 친일이었던건 다들 아는 사실이잖아? 박통 출신 아직 모르는 사람도 있었나? 그깟 혈서, 썼으면 쓴거지 그게 뭐 별 일이라고, 참 내. 근데 짱구를 굴리다 보니 아차 싶다. 이런 상해도 한참 상한 떡밥으로 가장 타격을 입을 사람은 역시 박근혜 아닌가. 세종시 축소, 혹은 백지화 방안의 대대적 선포를 앞둔 이명박 대통령이 연막을 까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알기로 최근 친박파는 세종시 원안 강행을 요구하며 한나라당 내에서 결속을 다지며 목소리를 높이는 등 당내 긴장을 고조시키켜 가는 중이었다. 사실 나는 이 국면이 무척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박근혜의 속이 정확히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무식하게 삽질만 알고 국토 균형발전 따위에는 관심이 없는 어느 미개한 대통령과 차별되는, 모종의 이미지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인듯 했다. 그리고 이러한 세력 시위를 통해 본인의 당내 정치적 입지를 견고히 하고 대통령과의 협상력을 제고하려는 시도로 판단되었다. 호오. 과연, 그렇구만. 얼핏 살펴보니 오마이 뉴스도 눈치를 채셨군요.

        어쨌거나 얼마 전까지 총대 메고 동분서주하는 총리 뒤에 숨어 이리저리 찍찍거리기만 하던 대통령이 조만간 직접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며칠 뒤 대국민 담화든 뭐든 여하한 수단을 통해 대통령의 구체적인 입장이 발표될것 같은데, 갑작스런 박정희 혈서 드립을 동원, 더러운 방식의 언플을 연막으로 까는건 결국 박근혜를 비롯한 친박 의원들에게 장차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 가운데서라도 돌아갈 대중적 지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포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건 도무지가, 속이 빤히 보이는 삼류 정치쇼 인건지, 아니면 내가 신경과민에 망상증 환자인건지.


본격 PS3판 철권6 플레이 소감! 일상


사진출처 : 루리웹


    PS3판 철권6 입니다. 온라인과 프랙티스, 아케이드 모드 등 5시간 줄창 했더니 슬슬 게임의 장단점이 보이네요. 시나리오 모드도 약간 맛을 보고 나서 간단히 소감을 써 봅니다. 나름 철권을 10년 넘게 즐겨온 매니아로서 ... 저와 같은 철권 코어 유저들이 궁금해할만한 사항들에 대해서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1. 온라인의 쾌적도

* 핑 수준

    일단 가장 궁금하실 사항인것 같네요. 일단 안테나 1~2 개 (붉은색) 상대와의 대전은 가급적 피하는게 정신건강에 좋을듯 싶습니다. 키 렉이 심하면 1초 이상 나는 경우까지 생겨서 정상적인 대전이 아예 불가능합니다.
좀 전에 카가 죠타로님과 PSN 친구 등록을 하고 20판 정도 친선경기를 가졌습니다. 서로 안테나는 거의 풀로 뜬 상태 (녹색) 였구요, 4개였는지 5개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행히 게임을 그럭저럭 할만한 수준의 핑이 나왔습니다. 죠타로님이 인스톨을 하지 않으신 탓인지 (전 인스톨 했습니다) 로딩을 마친 뒤 동기화를 위해 잠시 기다리는 화면이 떴었구요. 그 밖에는 게임 전체적으로 쾌적했습니다.

    일단 DR에 비해 안정성이 높아진듯 합니다. DR 때는 게임 중에 안테나 갯수가 왔다갔다하는현상이 심했는데, 그에 비하면 상당히 안정적인 핑을 보여줍니다. 각종 공콤을 무리 없이 넣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한국분과의 첫 대전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핑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만족할만 하네요.

    하지만 미세하게 키 렉이 존재하더군요. 대략 3~5 프레임 정도의 키렉으로 느껴지는데, 카가 죠타로님 외에는 아직 풀 안테나인 대전상대와 온라인 대전을 한 적이 없어서 개선될 소지가 있는 문제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대강 어느 정도의 키 렉인가 하면, 펭 웨이의 박면장 (4lp) 카운터 여부를 눈으로 확인한 뒤 66rp, 혹은 대시 4ap로 추가타를 넣는게 거의 힘든 수준입니다. 예상하고 미리 질러놔야 할 정도라고 할지 ...

    사실 위와 같은 수준의 키 렉이면 초보 유저들의 경우에는 잘 모르겠지만 대전 격투게임을 오랫동안 즐긴 골수 유저들의 경우에 상당히 거슬릴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분들과 온라인 대전을 해 봐야 알겠지만, 부디 회선 연결 상태가 더 좋은 분과 할 때는 위와 같은 미세한 키 렉도 없어지길 바랄 뿐입니다.

* 온라인 대전 시스템

    5DR 과는 매칭 시스템이 좀 달라졌습니다. 5 DR의 경우 퀵 매치를 선택하면 개설된 세션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핑과 방 제목, 세팅등을 확인한 뒤 자신이 원하는 세션에 참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랭킹에 영향을 줄지의 유무는 세션을 개설하는 사람이 세팅할 수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6에서는 랭킹 매치를 하려면 RANKED MATCH 메뉴를, 일반 친선 경기를 하려면 PLAYER MATCH 메뉴를 골라야 합니다. 

    RANKED MATCH를 선택하고 자신의 캐릭터를 고른 플레이어는 현재 온라인에 접속중인 다른 유저들과 자동으로 매치업 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매치업이 상호 온라인 쾌적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완전 자동으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네덜란드나 미국에 사는 사람들과의 온라인 대전은 앞서 말씀드렸듯 가급적 피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그런데 보다 쾌적한 온라인 접속 환경을 갖춘 상대와 랭크 매치를 하고 싶어도, 할 방법이 없습니다. 랭크 매치는 말씀드렸듯 완전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한 번 매치업이 이루어지고 나면 자동으로 대전으로 속행합니다. 상대의 핑을 보고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포기하는 방법도 없습니다. 이건 분명 큰 시스템상의 문제라고 생각되네요.

    PLAYER MATCH 메뉴는 대략 지난 5 DR에서 봤던 시스템과 거의 유사합니다. 세션을 직접 만들거나, 커스텀 매치의 서치 기능을 사용해서 원하는 세션을 검색하고 골라서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경우 경기 결과가 플레이어의 랭킹에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요약하자면, 온라인 랭킹을 올리고 싶고 내 캐릭터의 계급을 쌓고 싶은 사람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핑이 엉망인 상대들과 이루어지는 자동 매치업을 감내하는 수 밖에 없다는 말이 되네요. 이 문제는 남코에서 업데이트를 통해서라도 해결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물론 온라인 랭킹에 집착하지 않겠다면 크게 문제될게 없겠네요.

    추가적으로, 기존 5 DR의 경우에는 다른 플레이어들이 온라인 대전을 하고 있을 경우 세션에 참가하게 되면 타 플레이어들의 경기를 관람하는 일이 가능했습니다만, 철권6에서는 달라졌네요. 다른 플레이어들이 경기중일때는 '현재 경기가 2대 1까지 진행중입니다. 잠시 기다려 주세요' 같은 메시지가 뜨고, 세션 화면을 보며 로비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5 DR에서는 처음 세션에 참가해서 다른 게이머들의 플레이를 구경하는 맛도 꽤 쏠쏠했는데 아쉬운 점 중 한가지네요. 물론 진행중이었던 첫 매치가 종료된 뒤에는 자신의 차례가 종료될 경우다른 플레이어들의 게임을 관전할 수 있습니다. 타 게이머들의 온라인 대전을 관전하는 도중 다른 플레이어들의 핑이 악화될 경우 화면이 뚝뚝 끊기면서 슬로우 모션으로 나옵니다. 이건 좀 문제가있는것 같습니다.

    친구를 초대하는 시스템이나 보이스 채팅 기능의 설정 등은 전작 5 DR과 거의 동일한 것 같습니다.

2. 그래픽

    그래픽은 기대했던 것 보다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생각되네요. 아케이드 BR의 그래픽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애초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만, 생각보다는 깔끔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마 업소용 기계의 화면이 크기가 너무 큰 탓이었던 것 같네요. 24인치 모니터로 확인하기에 계단은 좀 있는 편이지만 그럭저렇 깔끔하고 괜찮습니다. 모션블러를 끄면 안티가 활성화되어 더 봐줄만한 화면이 된다는 사실은 아마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계실것 같네요. 그래픽은 아케이드와 완전 동일하므로 자세한 설명은 필요없을것 같습니다.

    특기할만한 사항으로는, 게임 옵션의 시스템 설정에서 그래픽 톤을 3가지 중 한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각기 채도가 조금씩 다르게 설정된 그래픽 프리셋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전 가장 밝은 색감을 보여준 C 버젼에 모션블러를 OFF 한 상태로 플레이중입니다.

3. 로딩

    시리즈 대대로 로딩 문제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큰 만족을 주었던 철권 시리즈가, 웬일인지 이번 넘버링에서는 로딩 문제로 욕을 많이 먹고 있네요. 플레이 해보면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시스템에 데이터를 인스톨 한 뒤, 게임을 껐다가 다시 기동했습니다. 1.01 버젼으로 소프트를 업데이트 하더군요. 온라인 모드 업데이트였던 것 같습니다. 게임을 구동할 때, 최초로 트로피 시스템을 업데이트 한다면서 한동안 로딩이 있습니다. 이건 트로피 달성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전송하는 과정인듯 한데 이 로딩이 가끔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깁니다.

    그 후, 게임을 구동하고 오프닝을 스킵하고 나면 메인 화면이 뜨기 전까지, 하드에 접속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10초 이상의 긴 로딩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운로드 컨텐츠도 같이확인합니다. 이 로딩도 꽤나 긴 편입니다. 게임을 자주 껏다 켰다 할 일이야 없겠지만서도, 구동할 때 마다 이 정도 길이의 로딩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은 좀 지루할 수도 있겠다싶네요. 기존 작품들에서 만족할만한 로딩속도를 보여줬던 철권시리즈라서 더 아쉽습니다.

    플레이시 로딩은 많은 분들이 동영상으로 올려주신것과 동일합니다. 개인적으로 이정도면 게임 플레이 로딩은 비교적 참아줄만큼 쾌적하다고 느낍니다. 캐릭터 셀렉트 화면을 QUICK 으로 전환할 경우 약간 로딩이 빨라집니다.


4. 프렉티스 모드

    프렉티스 모드는 5 DR을 베이스로 아주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캐릭터별 예시 콤보도 캐릭터별로 8개 정도로 꽤나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어 초보자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것 같네요.


5. 시나리오 모드

    걱정과는 달리 시스템적으로는 꽤 완성도 높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단 전투에서 플레이어가 선택한 캐릭터의 모든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특정 단순한 기술들만 사용해야 했던 4, 5의 특전 모드들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겠네요. 바운드도 되고 공콤도 잘 됩니다. 스토리나 컷신의 완성도에 대해서 불평을 하자면 더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 일단 저는 캐릭터의 모든 기술 사용 가능이라는 부분에서 충분히 만족입니다.

6. 기타

* 철권 전통의 스타트 + 셀렉트 동시 누르기 퀵 리셋이 사라졌습니다. 대신 플레이 도중 스타트 버튼을 눌러서 어느 화면에서건 메인 메뉴 화면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 아이템 구매와 장착이 무척 편리해졌습니다. 특히 구매할 아이템의 모양과 색상, 장착시의 단편적인 그림이 아이템 구매창에 한눈에 들어오도록 구성되어 아주 쾌적합니다.

* PROFILE 메뉴의 RECORDS 기능을 통해 게임 내의 각종 랭킹, 통계 수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총 게임 플레이 시간, 온 오프라인 게임의 각 승률 등이 한 화면에 표시됩니다. 이전 시리즈에는 없던 기능이네요.

간단하게 적으려고 했는데 꽤 길어졌네요 ... 아직 좀 더 플레이 해봐야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미 구매하신 분들, 오늘 철권6 배송 받으시는 분들 다들 즐철 하시기 바랍니다!!

꽃이 진 자리 3


꽃이 진 자리



살짝 벌어진 잇새에 고른 숨소리 더하는 마른 입 안에서 쩍 갈라지는 메마른 말들이 앞다투어 제자리에 얼어붙곤 하는 나날들. 소리 없이 제 몸을 더 가까이 부벼오는 찬 방바닥 위로 외풍이 드나드는 가을의 새벽녘 근심을 더하는 뿌연 젊은이의 한숨 그의 한손이 돗대를 삼킨 담뱃갑 뱃속을 휘젓다 뱀처럼 날렵하다. 무수한 가능성을 본다 그녀의 눈 안 삼라만상이 천지만물로 알알이 튀어가는 엔트로피의 분수 꼭지 그녀의 눈 안. 그 안에서 꿈은 내 다리를 베고 잠들었고 나는 잠의 규칙성을 도닥이며 눈꺼풀 안쪽을 괜히 비비고 싶은데 난 그냥 따뜻한 이불 속이 좋은데 길게 낮게 질질 닳은 슬리퍼처럼 끌리는 여자의 흐느낌이 벽 몇개 건너 들려오는 듯도 한데 이 곳에서 누가 더 울었던것인지 이제 봄의 따뜻한 향기만 전설같은 이끼 낀 바위같은 유식쟁이 선비가 되는대로 써갈긴 현판같은 비현실과 현실의 경계를 오고가는 무언가가 슬퍼서 잊어버린 그대의 계절이 슬퍼서.

이미 꽃은 졌고 눈물이 갑자기 흐르고

더 도망칠곳이 없는 막다른 양심의 구석에 벌겋게 흐르는 내 생명과 네 생명과 밥그릇에 말라붙은 밥풀을 본 뒤. 우리는 격하게 역겨운 많은 것들과 마주한채 주름진 미간들 끝내 등지고 살더라도 떨어질수는 없는 샴 같은 샴 같은 샴 같은 삶을 살고 삶을 살고 삶을 살고 기어코 살아내고야 말고

그러다 볕이 다시 들고 그래 나도 그제야 꽃이 진 자리를


병신 쪼다같은 정치가들이 외고 폐지를 검토한댄다 잡상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외국어 고등학교 폐지 논란. 한나라당을 비롯 몇몇 의원들의 발의에 따르면 외국어 고등학교가 사교육을 조장하고 입시제도의 폐해를 재생산하는 핵심이라는 것이고, 따라서 이를 폐지하여 공교육 정상화와 과열된 사교육 시장의 축소를 꾀하겠다는 것. 정말 웃기는 일이 아닐수가 없다.

         물론 외국어고등학교를 폐지하고 이를 자립형 사립고 제도로 전환할경우 오직 외국어 고등학교 입시만을 위한 과외나 사교육 시장은 단기적으로 축소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결국 문제의 본질은 대학 입시 아니던가? 외국어 고등학교가 수험생들에게 그토록 각광받는 이유는,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고교 입시 평준화 제도의 영향에 의해 각 고교간 성적 격차에 대한 데이터를 얻기가 힘들어지고 일선 대학들이 고교생들의 내신등급을 차등 평가하는데 애를 먹게 되어 급기야 고교등급제를 은연중에 실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이유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내 눈에 가장 크게 보이는 것은 위의 이유다. '외고를 가면 명문대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는 명제는 현재 어느 정도 참된 명제로 생각된다는 것이다. 이 명제가 '자립형 사립고를 가면 명문대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라는 명제로 치환되더라도 결과는 별로 달라질 것이 없어보인다. 자립형 사립고의 설립, 인가 기준을 알지는 못하지만, 막말로 외국어 고등학교의 설립, 인가기준보다 조금 완화된 기준일 것이라 내 멋대로 상상해볼 때, 외국어 고등학교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더 많은 숫자의 자립형 사립고들이 채우게 된다면? 사교육 시장은 자립형 사립고 입시를 위한 각종 과외와 강의들로 장사진을 이뤄 오히려 더 팽창하지 않겠는가? 이 정부는, 전국의 모든 사립 고등학교들을 자립형 사립고로 만들 생각인건가?
 
        사교육 과열이라는 문제의 본질이 이처럼 '명문 대학 입시'에 초점이 맞추어진 상황에서 자립형 사립고 제도로의 전면 전환은 전혀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누는 격이다. 아니, 그 이하다. 이같은 정책은 애꿎은 외고 재학, 졸업 동문들에게 고스란히 악재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모교를 잃게 될 것이고, 후배 또한 잃게 된다. 이게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을것 같은데,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을 꾀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굳이 마이너스의 결과를 가져올 뿐인 외국어 고등학교 폐지안을 강행할 이유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외고가 언제 최초로 설립되었는가는 잘 모르겠는데, 적어도 10년 이상은 지난걸로 알고있다. 지난 10년간 전국 각지의 외국어 고등학교에서 배출된 졸업생들의 짜증섞인 목소리가 들려오는것만 같다.

        이런 게 참으로 본질을 비껴가는 정치로구나. 참으로 병신 쪼다같은 일이다.

        순수하게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에 더 높은 대가를 지불하고, 교육수준이 낮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각종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며, 최저 생활 보장과 동시에 간접세 비중을 낮추고 직접세, 누진세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공부에 뜻을 두지 않았던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줄여나가는 일에서부터 교육 정책의 기조는 시작되어야한다.


무브먼트 디스리스펙트


        Hiphop 음악은 태생적으로 위악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었을까?
        얼마전 놀러와에 무브먼트 패밀리가 나온걸 보며 만감이 교차할수밖에 없었는데.
        그네들이 부르짖던 이른바 진짜 힙합정신이란건 대체 뭐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반항정신과 주류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은 비주류의 외침으로서의 힙합.
        하지만 언더를 벗어난 힙합은 이미 본래의 의미가 퇴색된 채 소비재로서 재생산된다.
        다이나믹듀오와 에픽하이의 최근 신보들을 훑어보면
        그들의 초기 음악들에 담고 있던 메시지가 상당히 바뀌어 있음을 알수 있는데
        요즘에 와서 그 메시지는 디스리스펙터들에 대한 응징, 미래와 존재에 대한 젊음의 불안, 사랑 이야기에 다름아니다.

        응징으로서의 메시지는 결국 팬덤의 대리만족과 스스로의 위상 보전을 꾀하는 위한 배타적 공격에 지나지 않고
        불안의 메시지는 수용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상업적 성공을 보장해주는 메타포임이 눈에 빤하게 보이며
        사랑 이야기는 더 말 할것도 없다.

        이것은 사실상 이전의 Rock 음악이 걸었던 경로와 유사하다.
        반전과 평화를 부르짖던 69년 히피들의 열정은 온데간데 없고,
        작금의 락 페스티벌은 혁명장사꾼들의 시장바닥이 된지 오래다.

        비트와 라임과 플로우만 있으면 힙합인걸까.
        이미 사회적 합의는 위 물음에 Yes 라고 답해주고 있는걸로만 보인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의 외침만이 힙합이 될 수 있다고, 그렇게 높은 기준을 설정하기에는, 
        JK도 가정을 꾸려야 하고, 그렇기에 소외된 왼발과 오른발을 열심히 내딛다가 '내 스똬일 대로' 로젠 CF 제의도 흔쾌히 받았을 것이고.
        혜정씨와의 2세를 위해서라도, 타블로도 Lesson 1-2-3 강의 그만두고 'C-R-E-A-TIVE' 한 마티즈 CF 송을 흥겹게 불렀어야 했을 것이고.
        은지원이야 이제는 그저 1박2일 놀러다니는 모습이 어울린다 싶고
        길이 예능에서 자리를 잡는것도 적성에 다 맞으니 하는 일이려니 싶고
        재용이의 순결한 19, 명랑한 히어로 하늘이형, 다 말하려니 끝도 없다.

        그들도 아마 알고 있을거다.
        그들은 이제 예술가라기보다 기술자라는 사실을.
        현실에 영합한 타락한 힙합퍼라는 사실을.
        밥벌이는 그렇게 누구에게나 가혹한 법이다.


중용



        어떤 개인적인 사정이 있건, 맘이 떠나간 인연들을 억지로 붙잡는건 못할 일이다.
        한 번 더 돌아보고 보듬으면 이어나갈 인연들을 방치하고 고사시키는것도 못할 일이다.


한계서정 일상


행군길에 자욱하게 피는 먼지구름같은
마르고 절어 가래 끓는 감성으로 서정을 논하려는가
나도 참 한심하구나


그의 골방 잡상



그의 골방




진달래가 피기 시작할 무렵
형은 골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바깥으로부터의 모든 것을 닫은 채
안으로부터 바깥을 보고자 했다
드물게 보내온 편지 말미에
그는 머리가 굳어 글이 뻗지 않는다 했다
좁은 방 자욱하게 채운 담배연기를
양수 삼아 헤엄치는 노쇠한 태아
차마 딛지도 못하는 여린 발이
골방 회벽을 뻥뻥 찬다


무더위가 오기 전 나는
그에게 긴 답장을 했지만
그 편지는 아마 골방 문간을 넘지 못하고
장마 동안 누렇게 울었을 것이다
진정
그것이 너의 사명이었다
여름 말미에 보내온 소포
엉치뼈 아래며 손마디에 더덕더덕 붙어
손톱깎이로 되는대로 쳐낸 굳은살 한 봉지와
눈에 띠게 푸석해진 머리칼 한 줌
그리고 나지막이 적힌 '탈고' 두 글자가
바싹 말라 태양을 머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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